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의 시험발사를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

북한이 미국 알래스카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상이한 대북 해법을 제시해 주목된다.

◇"대북 초강력 제재 필요"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할 수 있는 것'(What Trump can do about North Korea)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시험 발사로 인해 "북한 정권이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로 무장해 알래스카와 하와이뿐 아니라 워싱턴과 오리건, 캘리포니아주까지 위협할 수 있는 순간이 훨씬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WP는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거부하고,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긴박성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칭찬을 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대북 정책으로, 소극적 압박을 지속하며 북한의 변화를 기다린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W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하게 새 개념은 아니지만 북한을 통제하기 위해 후원국인 중국의 도움을 구한 것도 현명했다"고 봤다.

WP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주석에 대해 당혹스러울 정도로 찬사를 늘어놓다가 너무 이르게 좌절감을 표했다"며 "훌륭하지 못했다. 이것은 외교를 펴는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등도 공석으로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WP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간 접근의 지휘자로선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신뢰할 만한 정책을 갖고 있으며 대안은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른 국가들에게 설득한다면, 다른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따를 것이다"고 전망했다.

WP는 "효과 없는 협상과 무척이나 위험한 선제적(preemptive) 전쟁 사이에 있는 제 3의 길은 처음이자 무척이나 가혹한 대북 경제제재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란을 협상장으로 이끈 것과 같은 수준이면 된다"며 특정국과 사업을 하는 외국 기업·금융업체를 모두 타깃으로 삼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WP는 "이것으로 중국과 단기적으로 긴장이 유발될 수 있다. 중국 은행들은 북한이 미 달러로 무역할 수 있도록 돕고 있고, 중국 기업들은 북한에 식품과 에너지 그리고 핵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는 이중 용도(dual-use) 물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WP는 이 같은 제재로 중국만 불편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와 카타르, 그리고 지난해까지 폴란드에서도 일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과의 협상 병행해야"

반면 이날 NYT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한론 선임 연구원의 기고문을 게재해 북한과의 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고문 제목은 '마침내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할 때'(It’s Finally Time to Deal With North Korea)이다.

오한론 연구원은 "대북 제재 강화는 여전히 타당하다.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국제 은행과 기업에 더 강한 처벌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재 강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미국은 보다 성공가능성이 큰 협상 전략도 필요로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계춘영 주인도 북한 대사가 지난달 21일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고, 또 선제조건을 내걸지 않는다면 언제든 어디서든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 점을 상기했다.

오한론 연구원은 "만약 북한이 동결 범위를 핵물질 생산 측면까지 확대하고 이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다면, 미국은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검증에는 스위스 등 중립국 관리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 검사관이 참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협상은 잘 알려진 플루토늄 생산 설비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 능력에 대해서도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와 함께 "미국은 북한의 숨은 능력이 모두 공개되고 동결됐는지 확신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은 한국의 방위를 위해 군사적 대비를 약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또 동결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대한 대다수 제재를 완화하면 안 된다. 진실한 데탕트(긴장완화)는 북한의 비핵화와 내부의 개혁이다. 그리고 어떤 형태의 합의든 검증은 핵심이다. 북한은 이전 여러 협상에서 부정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오한론 연구원은 또 "한미 양국이 한반도에서 진행 중인 연례 대규모 군사 훈련은 상당히 축소될 수 있다. 빈도 혹은 강도는 줄이지 않은 채 양국군은 더 작은 조직간(unit-by-unit) 훈련을 지속할 수 있다"며 "몇몇 방식으로 강화된다면, 보다 소규모 훈련과 첨단 시뮬레이션은 연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대체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북한은 어떤 식의 합의도 어길 수 있다. 이 경우 한미는 즉각 대규모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중국과 한국은 중국이 축소하길 선호하는 제재를 추가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지도자들은 협상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또 종국에 핵무기 폐기로 이어질 수 있는 길 위에서 임시 합의 수용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지금 현재 우리가 서 있는 길보다 더 실용적인 조치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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