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사드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 개선에 합의한 가운데 양국이 북핵 해법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양국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한반도특별대표와 회담하고 북핵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 측은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이번 회담과 관련한 발표자료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원론적 차원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감안해 우리 측의 7.17 대북대화제의에 북한 측이 호응하도록 노력해달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이래 개최된 한중간 수석대표 협의는 주로 북한의 핵실험 등 지속적 도발과 관련해 전반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간 양측 간 협의는 주로 북한의 핵실험 등과 같은 주요 도발 직후 성사됐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한중 관계 개선 협의 내용을 발표한 당일 개최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협의에서 '남북관계'와 관련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은 향후 양국이 북핵과 관련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쿵 외교부 부장 조리는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함께 한중 관계 개선 협의를 이끌어 낸 핵심 당사자다.

이처럼 사드 갈등을 어느정도 해소하고 북핵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중국 지도부는 대외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구동존이(求同存異, 서로간의 공통점을 찾아내 키워 나가고 다른 점은 그대로 두자)'를 내세우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역시 여러 정상 및 다자 무대를 계기로 '구동존이' 강조해왔다. 이번 사드 협의 역시 이같은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을 통해 양국 간 사드를 포함한 관계 개선 합의가 "'구동존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중 간 북핵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이를 둘러싼 입장차를 줄일 가능성도 높아진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해왔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도 공감대가 형성돼 북핵 분야에서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범철 교수는 "우리 정부가 중국이 주장하는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내달 2월까지 예정된 대형 군사훈련이 없는만큼 북한의 도발이 없는 상황하에 (중국과) 협의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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