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시타 나루시게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 교수가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가 한국의 동의를 받지 않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의 공격을 받은 북한이 한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다.

미치시타 나루시게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GRIPS) 부교수는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를 방문한 국방부 기자단을 만나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새벽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5형'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미치시타 교수는 '한국의 동의를 받지 않은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묻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예방 타격하기 어렵다. 군사적, 외교적, 법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미치시타 교수는 "한국 의사를 무시하고 미국이 (북한을) 타격한다면 한미동맹은 끝이다.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받으면, 북한은 한국을 타격할 것"이라며 "한미동맹을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도 예방전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치시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선제타격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도발적 행동과 말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주목을 받기 위한 벼랑끝 외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양측이 대화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좋은 입장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미 대화가 최종적으로는 비핵화를 목표로 두고 장기적으로 진행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비확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미치시타 교수는 한국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미일 동맹이 한반도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미치시타 교수는 "일본 항공자위대는 방공에 집중해서 만들어진 공군인데 유사시 (일본내) 미군 기지를 지키는 역할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일본은 2007년부터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비한 방어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160억 달러에 달하는 큰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0년 일본의 방위지침이 개정되고 1999년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하는 '주변사태법'이 성립돼 유사시 자위대가 비전투임무에 한정돼 있지만 정보, 수송, 보급 등 여러가지 지원임무를 미군에 대해 제공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전시에 일본이 직접적으로 한국군과 북한에 대응해 직접 싸우는 건 안해도 한국을 도와 전투를 벌일 미군에 대해 지원이 가능해져 간접적으로 한국 방위를 지원한다는 논리다.

이후 다시 2015년에 주변사태법이 개정돼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일종으로 전투임무도 포함해 한국방위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그는 전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이 고도화될수록 한국방어와 관련된 미일 동맹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는 경향을 우려했다.

그는 "한국을 지키는 미일 동맹 협력과 관련해 북한이 도쿄 핵공격 위협을 가한다면, 왜 우리가 한국을 위해 죽어야하나라는 (일본 내) 감정이 있을 수 있다"며 "북한 억제력을 유지하고 북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게 어떤 준비를 해야하나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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