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5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속개된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뒤늦게 들어와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정세균 의장 사퇴하라'를 외치고 있다.

2018년도 예산안이 6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날(5일) 밤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항의에 예산안 처리 과정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전날 밤 9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밤 10시쯤 속개됐다.

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하자 예정보다 1시간여 늦게 회의가 열린 것이다.

본회의 불참이 예상됐던 한국당 의원들은 비슷한 시각 의원총회를 마치고 예산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당초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시위를 하려던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우리 당 불참에도 본회의를 속개한 정세균) 국회의장한테 가서 항의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밤 10시10분쯤 한국당 의원 60~70명이 본회의장에 입장, 정 국회의장·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다가가 정 의장을 향해 "이렇게 의사진행을 하느냐. 협치가 이런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게 어딨어 세상에"라고 항의했다.

양측의 삿대질, 고성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제안설명을 할 때도 이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창피한 줄 알아라", "정 의장, 사퇴하라"고 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방해하지 말라", "적폐청산해" 등 발언으로 받아쳤다.

정 의장은 목소리를 높이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이게 무슨 짓인가", "오전 11시부터 기다리지 않았나. (그때부터) 11시간 반 동안 뭐하셨나"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 의원들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국민의당 의원들을 향해 "민주당 2중대는 빠져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밤 10시30분쯤 본회의는 30여분간 정회됐다. 한국당의 요청에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본회의장 맞은 편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장에서 추가로 의원총회를 한 한국당 의원들은 밤 11시5분쯤 다시 본회의장에 자리했다. 이후 내년도 예산안에 관한 제안설명 및 찬반토론 때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차수 변경 30여분 뒤 내년도 예산안은 재석 17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15명, 기권 3명 등으로 가결됐다. 법정시한은 나흘을 넘기게 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 산회 뒤 로텐더홀에서 '밀실야합 예산 원천무효', '미친 예산 결사반대' 등 문구가 담긴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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