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가 비공개로 추가 반입 및 군 기지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반입 경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사청문회 등 조각작업으로 인해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29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기존 경북 성주에 설치된 발사대 2기 외에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추가 반입돼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해당 사실을 보고받고 "매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4기의 발사대가 국내에 반입돼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뒤 정 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에게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반입된 경위와 군의 보고가 누락된 경위 등을 따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지난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보관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해당 사실을 보고 받고 직접 확인 전화를 한 것은 물론 "매우 충격적"이라는 표현까지 한 것을 보면 이번 사안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읽혀진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 "다양한 의미가 내포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시한 진상조사 사항은 △새정부 출범 이전에 이뤄진 4기 추가반입 경위 △반입 결정 주체 △새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보름이상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비공개 반입의 사드 부지에 대한 전략적 환경영향평가 회피 의혹과의 연관성 등이다.

청와대는 안보실과 민정수석실에서 공동으로 진상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진상조사 지시를 내린 배경엔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보고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데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떤 방식이든 사드는 중요한 국가적 의제임에도 새 정부 출범 이후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진상보고나 내용이 정확히 보고된 바 없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국정기획위원회 관계자도 브리핑을 통해 "지난 25일 국방부 보고에는 사드 발사대 2기 등이 군항기 편으로 들어왔다는 것만 있었고, 4기가 더 있었다는 것은 보고에는 누락됐다"며 강도 높게 문제삼았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사드 발사대 몰래 반입’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섬에 따라 인사청문회 정국으로 인해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사드 배치 문제가 정국의 이슈로 재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드 발사대 ‘몰래 반입’이 새 정부 출범 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드 반입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 장관 등 이전 정권의 안보라인을 겨냥한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로 인해 박근혜정권 인사들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다만,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국측에 대한 확인 등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미군측에 대한 확인 여부'에 대해 "확인 안 했다. 일단 우리 내부의 경위파악이 먼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고, '추가 반입 절차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발사대 4기를 돌려보낼 것이냐'는 물음엔 "그(진상조사) 이후 문제는 지금 당장 언급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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