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오전 9시 40분께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40여 분간 930여㎞를 날려 보냈다. (노동신문)

북한이 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통해 미사일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과 단 분리기술을 시험했다고 밝히면서 우리 군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ICBM '화성-14'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참관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대기권 밖으로 나간 ICBM의 탄두가 6000~7000도 정도의 고열과 진동을 견디고 목표대상이 있는 대기권 안으로 안정적으로 재진입되도록 하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통상 ICBM 성공의 척도로 꼽힌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급 재진입체 기술 확보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라인업'이 예상보다 빨리 완성단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軍 당국 "北 ICBM 개발 성공 단정하기 일러"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전날(4일)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을 'ICBM급 신형 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사일 고도와 비행거리, 속도, 비행시간, 단 분리 등을 고려할 때 ICBM급 사거리의 신형 미사일로 평가된다"며 "지난 5월14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KN-17을 2단체로 개량한 것으로 잠정 평가된다"고 밝혔다.

특히 ICBM 판단 기준이 △사거리 5500㎞ 이상 △상승단계 최대속도 마하 21 이상 등이라고 설명한 뒤 "고정형 발사대로 발사하고,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재진입 여부 미확인 등을 고려할 때 ICBM의 개발 성공으로 단정하기는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군 당국은 일단 북한 ICBM의 개발을 성공으로 단정짓지는 않았으나, 핵·미사일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이 ICBM 개발을 성공한다고 해도 한반도 인근에서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은 마땅치 않은 것으로 보여 우려가 나온다.

◇미사일 발사 감지용 정찰위성 등 한계 여전

군은 개량형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과 개발중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로 중·저고도를 방어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고(高)고도에서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SM-3 도입도 검토중이며 한반도에 배치될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영공을 방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패트리엇 포대의 전투대기 태세 격상과 탄도미사일 탐지자산 추가 운용 준비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 밖에 미군에는 ISR(정보·감시·정찰) 자산 추가운용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이용한 미사일 발사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정찰위성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도입은 물론 임대마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의 시험발사를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

한편 군 당국은 "폭발력이 증대된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와 핵투발 수단 능력을 시현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2·3번 갱도가 상시 핵실험 가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 김정은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선택한 핵 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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