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측은 중국측의 사드(THAAD) 문제 관련 입장과 우려를 인식하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는 그 본래 배치 목적에 따라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것으로서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측은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를 반대한다고 재천명했다.  

동시에 중국측은 한국측이 표명한 입장에 유의했으며, 한국측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 하기를 희망했다. 양측은 양국 군사당국간 채널을 통해 중국측이 우려하는 사드 관련 문제에 대해 소통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외교부는 31일 오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밝혔다. 중국 외교부 측도 이같은 내용을 동시에 게재하면서 지난해부터 한중간 이어져 온 '사드 갈등'이 일단은 봉합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진다.

지난해 7월 한미 군 당국이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한 이후,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전방위적 보복을 펼쳐왔다.

한국 콘텐츠를 규제하고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韩令·한류 금지령)에 한국 관광 금지 조치, 중국 진출 국내 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 등을 가했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았던 지난 8월24일에도 이같은 기류는 계속돼, 양국 정상과 외교장관이 수교 축하 메시지를 교환하는 데 그쳤다. 여느해와 달리 공동 행사도 열리지 않았다.

중국이 그간 이같은 사드 보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한중간 사드 갈등을 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양측이 이날 상대의 우려에 관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확인, 밝힘으로써 개선의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로서는 사드 배치를 변경할 수 없고, 중국으로서도 사드 배치를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규정한 상태에서 보복조치를 철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협의 결과를 보면) 양국이 개선의 길을 찾아나가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한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지만 이해관계의 차이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한 "중국은 사드 배치 그 자체에도 우려를 표했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MD(미사일방어) 시스템에 한국이 참여하게 될 것을 더 크게 우려했다"면서 "한국의 입장이 확인되고 유지된다면 중국의 전략적 우려를 감소시키면서 협상할 수 있는 공간이 확대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드에 관해 우리측 주장이 중국측의 주장에 비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국측은 그간 한국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혀온 관련 입장을 다시 설명'했고, 중국측은 '유의했다'고 기술했다"며 "예컨대 '중국측은 한국이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를 배치한 점을 이해하고' 등의 표현이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 의견 조율 과정에서 삭제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어떤 형태로든간에 들어갔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강 교수는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 강화를 천명함으로써 사드와 기타 관계를 분리하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점에서 일단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서도 "중국이 사드 체계에 관한 반대를 분명히 했으므로, 향후 북핵사태의 진전에 따라 여전히 갈등 소지는 존재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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