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북한이 기습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북한 문제는 처리될 것이고 우리는 책임지고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중국이 아무일도 하지 않아 매우 실망했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도발 이후 나온 잇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대한 강도높은 압박을 취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미국은 합의점 도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안 대신 중국을 직접 압박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북한 자금줄 역할을 하는 석유 수송 문제나 북한 근로자 해외 파견 등 구체적 제재방안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안보리 결의에 연연해하지 않고 직접적인 대중 압박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미국 상원은 북한의 원유 수입 봉쇄 등 전방위 대북제재법을 통과시키면서 세컨더리 보이콧 실행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가 성명에서 "대화의 시간은 끝났다"며 "아무런 결과를 낼 수 없는 (안보리) 비상회의라면 소집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것은 미국의 인내심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반영한다.

결국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막기위해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이나 무역보복 등을 전면적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중 충돌도 가시화되는 형국인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표적으로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철회한다거나 환율조작국 지정, 각종 반덤핑 상계 관세 등을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의 강도높은 압박 속에서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의미있는' 조치를 취할지 여부다.  중국은 줄곧 북한의 잇따른 도발 문제가 미국과 북한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상진 광운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대북 석유 공급을 중단하고 식량 지원도 하지 않을 경우 북한 정권이 흔들리고, 북한 난민들이 중국으로 밀려들 수도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어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경제 압박 조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미국이 무역 분야에서 대중 압박을 가할 경우 우리 경제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 당국자는 "일례로 철강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반덤핑관세나 세이프가드 조치 등을 취해왔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한국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상하고 있는 것이 미국과 중국의 빅딜설이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트럼프 정부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 카드 등을 써서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고 트럼프 정부에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이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양국간 전략적 신뢰 관계가 공고하게 구축되어야 하지만 남중국해·대만 무기 판매 등 갈등으로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하기가 힘들다"며 "미중 충돌을 한반도로 끌어들이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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