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이윤석
[이윤석의 풍수] 고향 가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것
이윤석 박사

올 추석연휴가 길어서인지 다른 해와 비교할 수없는 많은 인파가 해외로 고향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가득 찬 공항을 뉴스로 보면서 그래도 귀성길은 편하겠구나 생각 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막상 추석이 다가오자 고속도로 곳곳이 몰려드는 귀성차량으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왜 이토록 고향을 찾아가는가?

부모님을 만나러 가고, 보고 싶은 형제자매 친구가 있어서 또는 성묘를 하려고 고향을 찾는다. 어린 시절을 보낸 옛 추억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과 나누는 순수함이 그립고 따듯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찾는다고도 한다.

바쁜 일상으로 나는 누구인가 질문에 답을 못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해주는 곳이란 것도 고향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옛날하고도 아주 먼 옛날 중국 한나라 때에 동기감응(同氣感應)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궁 안에 있던 종이 어느 날 저녁 이유도 없이 울렸다. 이상하게 생각한 황제가 곁에 있던 동방삭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구리광산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촉에서 구리광산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놀란 황제가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종을 만든 구리가 그곳에서 나왔습니다.” 이 말은 들은 황제는 감탄해 말하길 물체의 감응함이 이와 같은데 하물며 사람이야 어떠하겠는가 하고 감탄했다.

떨어져나간 물체도 본체와 서로 기가 이어져 감응하는데 사람이 어찌 그보다 못하다 하겠는가라는 말이다.

기(氣)라는 것이 동종끼리 무리지어 있고 뭉칠수록 힘이 강해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작은 물고기가 집단을 이루고 철새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나뭇가지 하나는 쉽게 부러트릴 수 있지만 모아놓으면 쉽사리 부러지지 않는 것이다. 기운이 모아지면 상상도 못할 강한 힘을 갖게 된다. 기운이 모여 왕성해지면 일부는 굳어지고 일부는 분리되면서 큰 에너지를 발산한다.

해외로 나가는 인파는 본체에서 떨어지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기운이고 고향을 찾아가는 귀성행렬은 본체로 모여드는 힘에 비유할 수 있다. 추석연휴 민족의 이동은 우리나라의 역동적인 힘을 보여준다. 국내외로 고향으로 가고 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대한민국이 뿜는 거대한 에너지를 보는 것 같다.

이번 추석에 성묘를 하고 고향에 다녀오신 분들은 알게 모르게 동기감응을 느끼고 오셨을 것이다. 한동안 그 힘이 가정과 직장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면역력이 되어 줄 것이다.

자동차나 핸드폰이 고장나면 서비스센터에 간다. 수리되어 나오면 새것처럼 잘 돌아간다. 그런데 더 현명한 것은 고장 나기 전에 주기적으로 서비스센터에 가서 정비를 받는 일이다.

사람에게도 서비스센터가 있다면 그곳은 병원이 아니라 고향이라 생각한다. 부모님이 계시고 형제 친구 어릴 적 추억이 있는 정겨운 곳, 성묘를 하고 그리움을 달래고 상처 난 마음을 보듬어주는 곳이 고향이다.

명절 때 한 번씩 가보는 것으로 몸과 마음에 나사를 조이고 마모되고 더러워진 것을 말끔히 어루만질 수 있다. 고향을 찾는 일은 그 어떤 여행과 문화행사보다 값진 경험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의 한편에 동기감응(同氣感應)이 있다.

올 추석연휴에 해외로 나간 여행인파가 역대 최고라 한다. 모두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에 마음 편히 먼 여행을 떠난다. 차례를 지내던 아니던 전통이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좋고 고향을 가던 여행을 가던지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에 떠날 수 있다.

집 떠나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를 말할 것도 없이 인생 어느덧 멀리 떠나와 일상이라는 미명에 흐려져 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다시 돌아간다면 그곳은 내가 태어나고 자라며 기를 펴게 해준 나의 고향일 것이다.

뉴스투어  webmaster@newstour.kr

<저작권자 © 뉴스투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투어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