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미사일 '화성 14형'. (노동신문)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14형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을 5일(현지시간) 표결하기로 하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이 초안은 북한의 수출소득 가운데 10억 달러(약 1조1260억원)를 감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는 북한 수출소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북한 정권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표결은 대북 제재를 두고 강경하게 맞서 온 미국과 중국이 협상 한 달 만에 합의에 도달하며 가능해졌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화성-14형을 추가로 기습도발한 것이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으로선 북한산 석탄 수출 금지 등을 찬성하는 대신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원유 공급 차단을 포함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의안이 채택될 경우,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이후 안보리의 7번째 제재 결의안이 된다.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가운데 5개 상임 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9개 비상임 이사국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 끝에 제재에 동의했고, 러시아도 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장관이 5일 오후(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최지인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 장관은 오는 6일부터 사흘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다자 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을 통해 다자외교 데뷔전을 치른다.

이에 따라 안보리에서 새 결의안이 채택된 직후인 7~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의 미국과 북한의 외교전이 주목된다.

이곳에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 당사국(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이 모두 모이는 데다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은 아세안(ASEAN) 국가들이 참석하는 만큼 외교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일 평양 주재 아세안 국가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와 관련한 정세통보모임을 진행하기도 한 상황이다.

외무성이 홈페이지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박정학 외무성 아시아 2국 국장은 이 자리에서 "공화국을 상대로 한 희떠운 전쟁나발이나 극단적인 제재위협은 우리를 더욱 각성분발시키고 핵무기 보유 명분만 더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만일 미국이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모험과 초강도 제재 책동에 매달린다면 이미 천명한대로 단호한 정의의 행동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이에 이번 ARF에서도 리용호 외무상은 이같은 북한의 기존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이번 ARF에서 다른 회원국과 함께 북한의 회원자격 정지 여부를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북한은 미국의 부당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은 ARF 계기에 3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어느 때보다 증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단합해 확고한 북핵불용 메시지를 발신하고, 안보리 관련 결의의 충실한 이행 등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견인해 나가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갈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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